호주 초등학생 방과 후 라이딩의 현실|레슨비·시간표·아이 둘 라이딩 전쟁

[호주 이민 생활] 호주 초등학생 방과 후 라이딩의 현실 (비용, 시간표, 라이딩 전쟁)

호주방과후활동사진

'호주 초등학교는 3시 반이면 끝나니 아이들도 부모도 매일 느긋하고 여유롭겠지?'

하지만 현지에서 초등학생 남매를 키워보니 이는 완전한 착각이었다. 3시 반 하교는 여유의 시작이 아니라, 부모의 '방과 후 라이딩 전쟁'의 신호탄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들려주지 않는 호주 초등학생들의 실제 방과 후 일상과 라이딩 현실, 그리고 솔직한 비용 이야기를 풀어본다.


1. 학교는 3시 반 종료, 방과 후 활동은 4시 시작!

호주 초등학교는 대체로 오후 3시 전후로 수업이 끝난다. 우리 아이들 학교는 오후 3시 30분에 마치는데, 가장 빠른 방과 후 활동이 오후 4시부터 시작하다 보니 하교 후 곧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날도 있다.

우리 집 아이들도 그동안 정말 다양한 활동을 거쳐왔다.

  • 딸아이의 방과 후 역사: 수영, 피아노, 발레, 드라마, 넷볼, Australian Girls Choir(합창단), 한글학교, 수학/한글 공부방
  • 아들의 방과 후 역사: 수영, 축구, 한글학교, 수학/한글 공부방, 드라마

어릴 때는 이것저것 시켜보았지만, 아이들의 체력과 스케줄, 그리고 라이딩의 한계 때문에 현재 딸은 피아노/합창단/공부방을 그만두었고, 아들 역시 공부방과 드라마는 정리한 상태이다. 그만두고 나니 비로소 숨통이 조금 트였다.

주변 아이들을 보면 악기나 스포츠 한두 가지 정도는 배우는 경우가 꽤 많다.


2. "한국 K-가성비가 그립다" 사악한 레슨비 현실

호주 방과 후 활동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바로 비용이다.

레슨비는 종목과 지역, 그룹수업인지 개인수업인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내가 실제로 아이들 활동비를 내면서 느끼는 건 주 1회만 보내도 여러 활동이 겹치면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특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꾸준히 보내고 있는 수영의 경우 현재 아이 둘 수영비만 텀당 약 $550이 든다. 피아노 개인 레슨을 받을 당시에는 30분에 $45를 냈다. 이것만 계산해도 아이 둘에게 활동 몇 가지를 붙이면 금액이 금방 커진다.

한국에서는 태권도나 피아노를 일주일 내내 가도 한 달에 정해진 금액만 내면 되니 가성비가 정말 최고인데, 호주는 주 1회 수업임에도 매 회당 비용으로 계산되다 보니 아이 둘 활동 몇 개만 돌려도 통장이 휘청거린다.

선배맘들은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면 지금 드는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지금 레슨 같은 건 조금 줄이고 고학년에 쓸 비용을 모아두라고 하나같이 조언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투잡을 뛰어야 하나...' 싶다. ㅋㅋ


3. 아이 둘 이상이면 시작되는 '라이딩 엑셀 파일' 전쟁

아이가 1명이면 그래도 스케줄 관리가 수월한 편이지만, 아이 둘 이상부터는 부모의 동선 짜기 능력이 극한으로 시험받게 된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는 아이들 활동 장소를 오갈 때 차가 사실상 필수라서, 활동 시간표와 거리 동선을 철저하게 짜지 않으면 한 아이의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긴다.

🚗 나의 라이딩 동선 현실

  • 수영은 무조건 같은 날, 같은 타임으로 지정한다. (따로 보내면 부모 체력이 버티지 못한다.)
  • 금요일의 스릴 넘치는 동선: 오후 4시 30분에 딸아이 넷볼 드롭 ➔ 곧바로 이동해서 5시에 아들 축구 드롭 ➔ 다시 차를 돌려 딸아이 픽업 ➔ 직후에 아들 픽업...

정말 금요일 저녁에는 정신없이 운전대만 잡다가 하루가 다 끝난다. 게다가 보통 레슨이 30분이나 1시간 단위라 집이나 장보러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차 안에서 멍하니 기다리는 '차콕' 신세가 된다.


4. 주말 늦잠은 사치! 토요일/일요일 아침 경기 일상

평일에 일하느라 바쁜 부모들이 많다 보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온 가족의 스케줄이 아이들 활동으로 꽉 차 있다.

우리 아이들이 참여했던 스포츠 클럽의 경기(Match Day)는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에 열렸기 때문에, 호주에 살면서 주말 아침 늦잠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 글을 마치며: 가족 도움 없이 키우는 이민자 부모의 현실

호주 현지인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 등 친정/시댁 가족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학교 픽드롭이나 방과 후 라이딩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처럼 다른 가족 없이 호주에 정착한 이민자 가정은 남편과 서로 눈치껏 시간을 맞춰 분담하거나, 남편이 바쁜 날에는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독박으로 이 모든 라이딩을 감당해 내야 한다.

가끔은 차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서둘러 운전하다가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어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그래도 차 안에서 아이들과 나누는 소소한 대화, 경기장에서 신나게 뛰놀고 나와 사주는 아이스크림 하나에 또 힘을 낸다. 호주에서 아이 둘 이상 라이딩하며 오늘도 발동동 구르고 계실 모든 이민자 부모님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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