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초등학교는 한국과 달리 1년 내내 다채로운 이벤트가 이어진다. 처음에는 '무슨 행사가 이렇게 많지?' 싶었지만, 지나고 보니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다양한 행사들인 것 같다. 특히 우리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행사 참관을 권하는 경우도 많아서 부모도 학교생활을 함께 즐기는 느낌이 든다.
학교마다 행사 종류와 진행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직접 경험한 행사들을 중심으로 1년을 4개 텀(Term)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 본다.
Term 1 | 여름에서 가을로: 새 학년의 시작과 다문화 행사
호주의 새 학년은 한여름인 1월 말이나 2월 초에 시작된다. 새로운 반과 선생님을 만나 적응하는 시기라, Term 1에는 비교적 밝고 가벼운 행사가 많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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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ony Day (다문화의 날)
'Everyone Belongs'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존중하는 날이다.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주황색 옷을 입거나 각자의 문화적 배경을 나타내는 전통 의상을 입고 등교하기도 한다. 여러 나라의 문화와 음식, 언어를 접하며 다양한 사람이 함께 사는 사회임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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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 Hat Parade (부활절 모자 파레이드)
부활절을 앞두고 열리는 저학년 아이들의 인기 행사다. 이맘때쯤 되면 K마트나 리젝샵(The Reject Shop) 같은 곳에서 이스터햇 만들기 소품들을 엄청나게 팔기 시작한다.
우리 학교는 이스터 한 달 전부터 부모들에게 이스터 초콜릿 도네이션 안내가 오는데, 학년별로 퍼레이드에서 모자를 가장 잘 만든 학생을 뽑아 이 기부받은 초콜릿을 선물로 준다. 부모 입장에서는 모자를 만드느라 손이 많이 가지만,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모자를 자랑하고 선물도 기대하며 무척 신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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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letics Carnival 또는 School Sports Day (육상대회)
학교에 따라 Term 1이나 Term 2에 열린다. 아이들은 달리기와 릴레이 등 다양한 종목에 참여하며, 각자 속한 하우스(House) 팀 컬러 옷을 입고 목이 쉬어라 응원전을 펼친다.
Term 2 | 가을에서 겨울로: 가족과 학교 공동체가 함께하는 시기
Term 2가 되면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다. 이 시기에는 가족과 학교 공동체가 다 함께 참여하는 가슴 따뜻한 행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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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s Day Stall (어머니날 스톨)
어머니의 날을 앞두고 학교에 작은 선물 판매대가 열린다. 가장 비싼 물건이 5불이고 1불부터 5불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는데, 아이들이 평소에 모아둔 자기 용돈을 들고 와서 직접 선물을 고른다.
역시 딸은 엄마 취향을 고려해서 손거울이나 바디샤워젤 같은 걸 골라오는데, 우리 아들은 그냥 자기가 갖고 싶은 걸 사 갖고 와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ㅋ 비싼 건 아니지만 아이가 직접 용돈으로 골라왔다는 점에서 참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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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Week와 Open Classroom (교육의 주 & 교실 공개)
부모가 직접 교실을 방문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둘러보는 시간이다. 평소 말로만 듣던 학교생활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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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ming Program (수영 프로그램)
수영 프로그램은 학년별로 진행되는 시기가 다 다르다. 올해 우리 아들은 텀 1에 이미 마쳤고, 딸은 아직 미정이지만 아마 텀 3쯤에 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레벨 테스트 후 수준별로 반을 나누어 집중 강습을 받으며, 수영장 이동이나 케어를 위해 학부모 봉사자로 참여하면 아이들이 친구들과 수업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Term 3 | 겨울에서 봄으로: 책과 스포츠를 즐기는 축제의 계절
Term 3는 호주의 겨울에 시작해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우리 아이들이 일 년 중 가장 기다리는 행사들도 이 시기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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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Week (북위크)
우리 아이들도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행사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 속 캐릭터로 변신해 등교하는데, 저학년 때 우리 아이들은 스파이더맨, 백설공주, 엘사 단골이었다. ㅋ 북위크에 진심인 아이들과 부모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의상과 소품 준비를 시작할 정도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까지 온갖 캐릭터로 분장하고 퍼레이드를 펼쳐서 학교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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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 Footy Colours Day 또는 AFL Parade (푸티 컬러즈 데이)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는 AFL 결승 시즌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이나 팀 컬러 옷, 스카프를 두르고 등교한다. 특히 멜버른 같은 지역에서는 스포츠가 삶의 일부라 학교에서도 매우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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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her’s Day Stall (아버지날 스톨)
아버지의 날을 앞두고 열리는 선물 스톨 행사다. Mother’s Day Stall과 마찬가지로 1~5불 사이의 소소한 물건들을 아이들이 자기 용돈으로 직접 구매한다.
Term 4 | 봄에서 여름으로: 야외 행사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
따뜻한 여름으로 접어드는 Term 4에는 신나는 야외 활동과 기금 모금(Fundraising),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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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ur Fun Run (컬러 펀 런)
흰 옷을 입고 운동장을 뛰놀면 알록달록한 컬러 파우더가 사방에서 날아온다. 학교 기금 마련(Fundraising)을 겸해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옷과 신발은 온통 엉망이 되지만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워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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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Concert 또는 End-of-Year Celebration (연말 콘서트)
학년이 끝날 무렵 열리는 크리스마스 공연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년별로 각각 다른 날에 진행되는데, 작년 아들의 경우 저녁 6시쯤 학교 근처 장소를 대관해서 진행했다. 각 반별로 학기 중 뮤직 시간에 열심히 연습한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특이한 점은 공연 중 학부모의 개인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신 학교에서 고품질로 촬영한 뒤 학교 앱을 통해 해당 학년 부모들에게 영상을 공유해 주는데, 덕분에 카메라 렌즈 대신 눈으로 아이들의 공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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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uation과 마지막 Assembly (졸업식 및 조회)
6학년 아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다. 선배 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들이 예쁜 포멀 드레스를 입고 멋지게 파티를 즐긴다고 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나 역시 내년에 직접 경험하게 될 텐데 참 설레는 행사다. 다른 학년 역시 마지막 Assembly에서 상장을 받거나 한 해 추억을 돌아보며 다음 학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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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Camp (학교 캠프 - 3~6학년)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년 스쿨캠프가 있다. 며칠 동안 친구들과 밖에서 자고 먹으며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아이들에게는 초등학교 생활에서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경험인 것 같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무슨 행사가 이렇게 자주 열리나 싶었는데, 몇 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이런 행사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채워주는 추억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 입장에서는 준비물을 챙기고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Book Week를 몇 달 전부터 기다리고, House 행사에 신나 하고, 연말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즐겁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나에게는 아직도 낯설고 신기한 행사가 많다. 아마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나 역시 이런 북적북적했던 초등학교 시절이 꽤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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