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처음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③|휴대폰 SIM 개통, 어떤 통신사가 좋을까?

 

호주휴대폰통신사들모습


호주에 처음 오면 TFN 신청, 은행 계좌 개설과 함께 빨리 해두면 좋은 것 중 하나가 호주 휴대폰 번호 만들기다.
워홀이든 유학생이든 이민을 왔든 호주에서 생활하다 보면 전화번호가 필요한 일이 생각보다 많다. 구직할 때도 필요하고 은행이나 각종 서비스 가입, 본인 확인을 할 때도 호주 번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는 지금처럼 eSIM을 몇 번 터치해서 바로 개통하는 시대도 아니었다.
당시에는 세븐일레븐에서 Optus Prepaid SIM을 30달러 정도에 사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구매 영수증에 Activation 정보가 적혀 있어서 그걸 보고 직접 개통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옛날 방식이다.ㅎㅎ
그 뒤로는 Vodafone Postpaid를 꽤 오래 사용했다.
새로운 휴대폰 기종이 나오면 기기값을 몇 년 할부로 묶어서 요금제와 함께 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휴대폰 기기값과 통신요금을 합쳐 80달러 정도씩 나가기도 했다.
그때는 새 휴대폰이 나오면 바꾸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돈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매달 데이터와 통화시간, 국제전화 등이 꽤 많이 포함돼 있었지만 나는 한 번도 제공량을 다 써본 적이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리 좋은 휴대폰을 사용해도 실제 내가 쓰는 기능은 통화, 문자, 카카오톡, 카메라, 은행 앱 정도였다. 몇 년 전 기종을 쓴다고 해서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생각이 든 뒤 Postpaid를 해지하고 지금은 1년 단위 Long Expiry Prepaid를 사용하고 있다.
내가 사용해온 요금제를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대략 20달러 정도다. 예전에 Postpaid 요금과 휴대폰 할부금을 함께 내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고, 실제 사용하는 데도 별다른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 지금은 이 방식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Prepaid와 Postpaid, 뭐가 다를까?

호주에서 휴대폰 요금제를 알아보면 가장 먼저 Prepaid와 Postpaid라는 말을 만나게 된다.
Prepaid는 말 그대로 먼저 돈을 내고 정해진 기간 동안 통화와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28일이나 30일 단위 상품도 있고, 6개월이나 12개월처럼 긴 기간을 한 번에 결제하는 Long Expiry 상품도 있다.
반대로 Postpaid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청구서를 받는 방식이다. SIM Only 요금제를 사용할 수도 있고, 휴대폰 기기를 함께 구입해 기기값을 나눠 내는 방식도 있다.
Postpaid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최신 휴대폰을 한꺼번에 큰돈 주고 구입하기 부담스럽거나 매달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편할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실제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고 기본 통화와 문자 정도면 충분하다면 Prepaid와 가격을 한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휴대폰 기기 할부까지 함께 들어가면 매달 나가는 금액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

Telstra, Optus, Vodafone 중 어디가 좋을까?

호주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이동통신망은 Telstra, Optus, Vodafone이다.
Telstra는 특히 외곽지역이나 지방 이동이 많은 사람들이 커버리지 때문에 많이 고려하는 통신사다.
호주는 워낙 넓기 때문에 단순히 데이터 몇 GB를 더 주는지보다 내가 실제 생활하는 지역에서 잘 터지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Optus 역시 호주에서 널리 사용하는 주요 통신사다. Prepaid와 Postpaid 선택지가 다양하고 eSIM은 물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Long Expiry Prepaid 상품도 있다.
내가 호주에 처음 와서 사용했던 통신사도 Optus였다.
Vodafone도 Prepaid와 Postpaid, SIM Only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Vodafone Postpaid를 꽤 오래 사용했지만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꾼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사용하는 양에 비해 매달 내는 금액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Prepaid로 옮기게 됐다.
결국 세 통신사 중 어디가 무조건 최고라고 정하기보다는 내가 생활할 지역의 Coverage와 가격, 실제 데이터 사용량을 같이 비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요즘은 저렴한 Prepaid 통신사도 선택지가 많다

예전과 비교해 요즘 Prepaid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선택지가 정말 많아졌다는 점이다.
Telstra, Optus, Vodafone에 직접 가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들 통신망을 이용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신사들도 많다.
예를 들어 Boost Mobile은 Full Telstra Prepaid Mobile Network를 사용하고, ALDI Mobile은 Telstra Wholesale Network를 사용한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다.
‘Telstra 망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통신사의 커버리지가 Telstra와 완전히 똑같다는 뜻은 아니다.
Boost처럼 Full Telstra Prepaid Mobile Network를 사용하는 곳도 있고, Telstra Wholesale Network를 사용하는 통신사도 있기 때문에 특히 지방이나 외곽지역에서 생활할 예정이라면 가입 전에 해당 통신사의 Coverage Map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첫 가입 가격을 크게 할인하거나 추가 데이터를 주는 프로모션도 자주 볼 수 있다.
나는 1년 단위 Prepaid를 사용한 뒤 만료될 때쯤 그 시점에 조건이 괜찮은 다른 통신사를 비교해서 옮겨 사용하는 편이다.

통신사를 바꿔도 내 전화번호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를 바꾸면 전화번호도 바꿔야 하나 걱정할 수 있는데 호주에서는 기존 모바일 번호를 그대로 다른 통신사로 옮기는 Number Porting이 가능하다.
그래서 은행이나 직장, 학교 등에 이미 등록해둔 번호 때문에 한 통신사를 계속 사용할 필요는 없다.
새 통신사 가입 과정에서 기존 번호를 유지하겠다고 선택하고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번호를 옮길 수 있다.
다만 번호이동을 할 예정이라면 기존 통신사를 먼저 해지하지 말고 새 통신사의 번호이동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데이터 많이 준다고 무조건 좋은 요금제는 아니다

내가 Postpaid를 사용할 때 가장 아깝다고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매달 데이터도 많이 주고 통화와 국제전화도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제공량을 다 사용하지 못했다.
집이나 직장에서 Wi-Fi를 많이 사용하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오래 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모바일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요금제를 고르기 전에 현재 휴대폰 설정이나 통신사 앱에서 내가 한 달에 실제로 몇 GB 정도 사용하는지 한번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50GB를 주는 요금제와 100GB를 주는 요금제가 있다고 해도 내가 한 달에 10GB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에게는 둘 다 남는 데이터일 뿐이다.
국제전화도 마찬가지다.
요금제에 국제전화 몇백 분이 포함돼 있다고 해도 실제로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에게는 큰 혜택이 아니다.
요금제에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를 보기보다 내가 실제로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먼저 보는 것이 낫다.

12개월 Long Expiry Prepaid도 꼭 비교해보자

Prepaid라고 해서 매달 Recharge해야 하는 상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여러 통신사에서 6개월이나 12개월처럼 긴 기간을 한 번에 결제하는 Long Expiry 상품을 판매한다.
나는 현재 이런 1년 단위 Prepaid 방식을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 1년치 비용을 한 번에 결제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월평균으로 나눠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저렴한 상품들이 있다.
특히 매달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고 새 휴대폰을 자주 바꿀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면 한번 비교해볼 만하다.
다만 신규 가입자를 위한 첫해 프로모션 가격과 이후 Recharge 가격이 다른 경우도 많다.
처음 보이는 할인 가격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다음번 충전할 때는 얼마인지까지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다.

eSIM으로 한국 번호와 호주 번호를 함께 사용하기

요즘 정말 편해진 것 중 하나가 eSIM이다.
eSIM은 실제 플라스틱 SIM 카드를 끼우지 않고 휴대폰에 디지털 방식으로 설치해서 사용하는 SIM이다.
나는 한국 은행 업무나 각종 본인인증 때문에 한국 전화번호가 필요한 일이 꽤 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 알뜰폰 번호를 eSIM으로 유지하면서 호주 번호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한 대에서 한국 번호와 호주 번호 두 개를 사용하는 셈인데 생각보다 정말 편하다.
호주에 장기간 거주하면서도 한국 은행이나 각종 한국 서비스를 계속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꽤 유용한 방법이다.
다만 모든 휴대폰이 Dual SIM이나 eSIM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기종이나 구입 국가에 따라 지원 방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의 휴대폰이 가능한지는 먼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지금 처음 호주에 온다면 이렇게 할 것 같다

지금 내가 다시 워홀이나 유학생 신분으로 호주에 처음 온다면 일단 Prepaid부터 시작할 것 같다.
시티나 멜번 같은 대도시에서 주로 생활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통신사를 너무 어렵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요 통신사 망을 사용하는 서비스라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데 대체로 무난하다.
대신 지방이나 외곽지역에서 생활하거나 로드트립처럼 도시 밖으로 자주 다닐 예정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런 경우라면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Coverage를 먼저 보고 Telstra나 Telstra 망을 사용하는 통신사를 우선적으로 비교해볼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이라면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도 버리지 않고 가져올 것이다.
한국은 아직도 은행 업무나 각종 본인인증을 할 때 한국 휴대폰 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출국 전에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번호를 유지하고, 가능하다면 eSIM으로 개통해서 호주에 올 것 같다.
그러면 휴대폰 한 대에서 한국 번호와 호주 번호를 같이 사용할 수 있으니 정말 편하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만 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길을 다니다 보면 Telstra 공중전화 박스를 흔하게 볼 수 있었고, 한국에 전화하려면 한인마트에서 국제전화카드를 사서 전화를 걸기도 했다.
컴퓨터로 통화할 때는 랩탑을 켜고 Skype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아이폰이 나오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생활 자체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호주에 도착하기도 전에 eSIM을 준비할 수 있고, 카카오톡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과 바로 통화하고, 휴대폰 하나로 은행 업무부터 지도, 교통, 결제까지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
예전 호주 생활을 생각하면 가끔 세상이 이렇게까지 달라졌나 싶다.
그래서 지금 처음 호주에 오는 사람이라면 휴대폰 요금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부담 없는 Prepaid로 시작하고, 내가 어디에서 생활하는지,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직접 경험해본 뒤 나에게 맞는 통신사로 바꿔도 충분하다.
번호는 그대로 옮길 수 있으니 처음 선택한 통신사를 계속 써야 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한국 번호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출국 전에 번호를 어떻게 유지할지도 꼭 한번 알아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국제전화카드 사러 한인마트에 가고, 랩탑 켜서 Skype로 한국에 전화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편한 세상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스마트폰 만세다. ㅋㅋㅋ

참고자료

※ 이 글은 2026년 8월 현재 호주 주요 통신사가 공개한 정보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휴대폰 요금, 데이터 제공량, 신규 가입 프로모션, Long Expiry 상품 및 네트워크 커버리지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가입 전 각 통신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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