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처음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④|집 구하기, 쉐어하우스부터 렌트까지 실제 경험 총정리

호주에서 집구하기 체크리스트사진


호주에 처음 오면 가장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집 구하기다.
워홀이나 유학생이라면 처음부터 집 전체를 렌트하기보다는 홈스테이나 쉐어하우스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어느 정도 호주 생활이 자리 잡거나 가족 단위로 생활하게 되면 부동산을 통해 집 전체를 렌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처음 유학으로 호주에 왔을 때 홈스테이부터 시작해서 한인 쉐어생활도 해봤고, 이후에는 직접 집을 렌트해서 살아보기도 했다. 반대로 내가 렌트한 집에 쉐어생을 받아본 경험도 있다.
집을 구하는 사람과 방을 내놓는 사람 양쪽을 다 경험해본 셈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쉐어방을 구하는 방법부터 집 전체를 렌트하는 과정까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한 달 홈스테이로 시작해 2인 1실 쉐어방을 구했던 유학 초기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는 한국 유학원에서 학생비자를 진행하면서 한 달 홈스테이까지 함께 연계해주었다.
당시 처음 머물렀던 곳은 멜번 Newport 지역이었다.
호주에 막 도착했을 때는 어느 동네가 어디인지도 잘 모르고 대중교통 이용도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한 달을 홈스테이에서 지낸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홈스테이가 끝나기 1~2주 전쯤부터 다음에 살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쉐어방 광고를 보고, 내가 다니던 학교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을 리스트로 만든 뒤 하나씩 인스펙션을 다녔다.
마음에 드는 집이 나오면 디포짓을 걸어 방을 잡아두고 약속한 날짜에 이사를 했다.

폭등한 호주 쉐어비 체감

내가 유학을 왔던 당시에는 2인 1실 쉐어방이 주당 약 $120~$125 정도였고, 독방은 $200~$220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를 보면 2인 1실도 $250 정도, 독방은 $400 정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지역과 집 상태, 방 크기, 시티와의 거리 등에 따라 차이는 크겠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체감상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당시 쉐어비에는 대부분 인터넷, 물세, 전기세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여름이나 겨울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많이 사용해서 공과금이 평소보다 크게 나오면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집도 있었다.
그래서 인스펙션을 할 때 단순히 “Bills included인가요?”만 물어보지 말고, 공과금이 일정 금액 이상 나올 경우 추가 부담이 있는지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다.

2. 쉐어하우스 인스펙션, 방만 보면 안 된다

호주는 집세와 생활비가 비싼 나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이 집을 나눠 사용하는 쉐어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성인들이 한 공간에서 여럿이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쉐어생 입장과 집주인 또는 헤드테넌트 입장은 확연히 다를 때가 많다.
서로 생활방식이 맞지 않아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나 오래 편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살면서 서로 감정 상할 일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어느 정도의 규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스펙션을 갈 때도 방 크기나 집 상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생활규칙이 있는지 확인하고 입주하는 것을 추천한다.

황당했던 영국인 커플 쉐어생 이야기

나도 친구와 집을 렌트해서 살던 시절, 집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방에 광고를 내고 처음으로 쉐어생을 구한 적이 있다.
그때 들어온 사람이 영국인 커플이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방을 쉐어해주는 것이 처음이라 생활규칙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같이 살아보니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생활방식의 차이가 있었다.
티셔츠 딱 한 장을 빨기 위해 거의 매일 세탁기를 돌리고, 계란후라이 하나를 만드는데 오븐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ㅋㅋ
호주의 전기세와 수도세가 싸지 않다는 것을 이들도 알고 있을 텐데 그때는 정말 신기했다.
우리도 처음 쉐어생을 받아본 것이니 이런 상황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왜 쉐어하우스마다 이런저런 규칙들이 생기는지 이해가 됐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그 경험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지금의 쉐어하우스 규칙들도 만들어졌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대부분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들이다.
그런데 실제로 같이 살아보면 그 상식의 기준이 사람마다 정말 다르다.

내가 실제로 봤던 쉐어하우스 규칙들

집마다 다르지만 내가 실제로 보거나 경험했던 규칙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 친구 초대 금지 또는 미리 양해 구하기
  • 방문객은 일정 시간 전에 보내기
  • 친구 숙박 금지
  • 늦은 시간 세탁실과 주방 사용 금지
  • 세탁기 사용 횟수 제한
  • 히터 사용 제한
  • 방에서 음식 먹지 않기
  • 샤워실 사용 후 바닥과 주변 정리
  • 청소 스케줄 지키기
  • 늦은 시간 소음 자제
  • 주방 사용 후 바로 뒷정리
  • 외출할 때 불 끄기
  • 전기세나 수도세가 일정 금액 이상 나오면 초과분 1/N 정산
이런 공용공간 사용 규칙들을 프린트해서 서로 확인하고 사인한 뒤 벽에 붙여두는 집들도 있다.
누군가를 통제하기 위한 규칙이라기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살면서 서로 불편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3. 한인 쉐어에서 말하는 디포짓은?

내가 쉐어방을 구하던 당시에는 마음에 드는 방을 발견하면 소액의 디포짓을 걸어 방을 잡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인스펙션을 다니다 보면 나 말고도 같은 방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저 이 방으로 할게요. 찜!” 하는 의미의 예약금 같은 개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보통 $50 정도를 걸었던 것 같다.
실제로 입주하게 되면 나중에 내야 할 Bond 금액에서 이미 낸 디포짓을 빼고 나머지를 내는 식이었다.
반대로 디포짓까지 내고 방을 잡아놓은 뒤 더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서 본인이 입주를 취소하면 이미 낸 디포짓은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것은 내가 과거 한인 쉐어를 이용하면서 경험했던 방식이다.
개인 간 쉐어는 집마다 조건이 다를 수 있으니 지금 방을 구한다면 돈을 보내기 전에 디포짓이 정확히 어떤 성격인지, 입주 시 Bond에 포함되는지, 입주를 취소하면 환불되는지를 문자나 메시지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일반 부동산을 통해 집 전체를 렌트할 때 내는 정식 Bond와 한인 쉐어에서 말하는 이런 예약금 성격의 디포짓은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쉐어방 인스펙션 시 꼭 확인할 것

쉐어방을 보러 갔다면 아래 정도는 꼭 물어보는 것이 좋다.

  • 디포짓과 Bond는 각각 얼마인지
  • 디포짓은 나중에 Bond에 포함되는지
  • 입주를 취소하면 디포짓은 환불되는지
  • 방세는 주 단위인지 2주 단위인지
  • 집세는 어떤 방법으로 내는지
  • 인터넷, 물세, 전기세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지
  • 공과금이 많이 나오면 추가 부담이 있는지
  • Minimum Stay 기간이 있는지
  • 집을 나갈 때 몇 주 전에 Notice를 줘야 하는지
  • 집안 생활규칙과 청소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2인 1실이라면 같이 방을 사용할 사람의 생활패턴도 간단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야간근무를 하는 사람인지, 학생인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인지 정도만 알아도 같이 생활할 때 도움이 된다.
쉐어생활 경력이 쌓이면 쉐어생도 집주인을 꽤 까다롭게 고르게 되고, 반대로 집주인이나 헤드테넌트도 쉐어생을 깐깐하게 고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ㅋㅋ

4. 집 전체를 빌리는 부동산 렌트

여기까지가 주로 워홀이나 유학생이 쉐어방을 구하는 이야기라면 집 전체를 구하는 렌트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렌트집을 구할 때는 주로 Realestate.com.au나 Domain 같은 사이트와 앱을 이용한다.
원하는 지역과 주거 타입인 House, Townhouse, Apartment 등을 설정하고 방 개수, 가격 범위, 입주 가능 날짜 등의 조건을 넣어 검색하면 된다.
마음에 드는 집들을 리스트로 만든 뒤 광고에 적혀 있는 인스펙션 날짜와 시간에 맞춰 직접 가서 집을 본다.
인기가 많은 지역이나 조건이 좋은 집은 인스펙션에 가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보러 와 있다.
집이 마음에 들면 Rental Application을 제출한다.
신청서에는 실제 거주할 사람들의 정보와 직업, 소득이나 재정 관련 자료, 이전 렌트 경력, Reference 등 집세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요구한다.

예전의 렌트 경쟁과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내가 예전에 렌트집을 구하던 당시에는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인데 경쟁자가 많으면 광고에 나온 금액보다 렌트비를 조금 더 높게 써내거나 1년 치를 미리 선납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서 선택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당시에는 실제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빅토리아의 렌트 규정은 당시와 달라졌다.
현재 빅토리아에서는 부동산이나 집주인이 광고된 렌트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제안하도록 Rental Bidding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예전에 통했던 방법을 지금의 팁처럼 생각하기보다는 신청서와 소득증빙, Reference 등 요구하는 자료를 빠짐없이 준비해서 제출하는 것이 기본이다.

렌트 승인을 받으면 계약과 Bond 진행

Rental Application을 제출하면 부동산에서 신청자들을 검토하고, 최종 후보를 집주인인 Landlord에게 전달한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선택하면 부동산에서 연락이 온다.
그다음에는 안내받은 대로 Rental Agreement에 서명하고 Bond와 필요한 Rent in Advance를 준비한 뒤 정해진 날짜에 입주하면 된다.
한인 쉐어에서 개인적으로 주고받던 디포짓이나 Bond와 달리 일반 부동산을 통한 렌트는 정식 Residential Rental Agreement와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5. 입주 후 가장 중요한 것, Condition Report

집 전체를 렌트하면서 내가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Condition Report는 절대 대충 하면 안 된다.
입주할 때 부동산에서 집의 현재 상태가 적힌 Condition Report를 보내준다.
부동산에서 작성해놓은 내용만 믿고 그대로 제출하지 말고 직접 집 전체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벽의 작은 흠집, 바닥 찍힘, 카펫 얼룩, 깨진 타일, 창문과 블라인드 상태, 주방기기 상태 등 이미 존재하는 데미지는 꼼꼼하게 기록해야 한다.
자료에 없는 손상이 있다면 추가로 적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같이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이걸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집을 나갈 때 내가 만들지 않은 데미지인데도 복구하라고 요구받거나, 부당한 교체 요구나 Bond 차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작은 흠집 하나까지 적는 것이 유난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입주 당시 기록이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그래서 입주 후 짐부터 풀기 전에 Condition Report와 사진 기록부터 제대로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6. 살면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리포트하기

렌트집에서 살다 보면 수도나 난방, 전기, 주방기기 등 고쳐야 할 것이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그냥 참고 살기보다는 부동산에 바로 리포트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사진이나 동영상도 같이 보내고 이메일이나 부동산 시스템을 통해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집주인이 고쳐줘야 하는 부분은 그때그때 처리 요청을 하는 것이 좋고, 문제를 바로 기록해두면 나중에 언제부터 문제가 있었는지도 설명하기 쉽다.

7. 렌트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Routine Inspection

부동산을 통해 집을 렌트하다 보면 Routine Inspection도 경험하게 된다.
집주인이나 부동산에서 세입자가 집을 잘 관리하며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ㅎㅎ
평소에도 집을 관리하면서 살지만 Routine Inspection 날짜가 잡히면 괜히 청소를 더 하게 되고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곳까지 한 번 더 신경 쓰게 된다.
그래도 결국 빌려서 사용하는 집을 잘 Maintain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쉐어방이든 렌트든 결국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처음 유학으로 호주에 왔던 때와 지금은 집을 구하는 방법도, 가격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면 사진과 광고만 보고 집을 결정하지 말고 가능하면 직접 보고, 궁금한 것은 입주 전에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쉐어방이라면 방 크기와 위치만 볼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들과 집의 생활규칙까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 렌트라면 집 상태와 계약조건, Bond, Condition Report까지 더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나도 쉐어생으로 살아보기도 했고 직접 렌트한 집에 쉐어생을 받아보기도 했다.
양쪽을 다 경험하고 나니 서로의 입장이 조금씩 이해됐다.
좋은 사람을 만나 정말 편하게 지낼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생활방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인스펙션할 때 조금 귀찮더라도 궁금한 것은 미리 물어보고, 서로의 조건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입주하는 것이 결국 가장 편하다.
쉐어생활 경력이 쌓이면 쉐어생도 집주인을 고르는 눈이 생기고, 집주인도 쉐어생을 고르는 눈이 생기는 것 같다. ㅋㅋ
집이라는 것이 매일 돌아와 쉬어야 하는 공간이다 보니 가격만큼이나 나와 잘 맞는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 호주에 와서 집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급하더라도 가능하면 몇 군데 직접 보고 비교해본 뒤 결정하길 추천한다.


참고자료
Consumer Affairs Victoria – Renting
Rental Tenancies Bond Authority (RTBA)
Realestate.com.au – Rental Properties
Domain – Rentals

※ 이 글은 빅토리아에서 직접 홈스테이, 쉐어하우스, 부동산 렌트를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렌트 관련 법과 절차는 주마다 다를 수 있으며 규정도 변경될 수 있으므로 계약 전에는 해당 주의 공식 기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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