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처음 오면 알아야 할 것 ⑦|Superannuation 완전정리, 회사에서 받기만 했던 나도 처음 제대로 알아봤다

호주 연금슈퍼 완전정리

호주에서 일을 시작하면 Payslip에서 계속 보게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Super, 정확한 이름은 Superannuation이다.

나 역시 회사에서 꼬박꼬박 Super를 받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까지 Super에 대해 큰 관심은 없었다.

그냥 회사가 월급 외에 따로 넣어주는 ‘나중에 은퇴하면 받는 돈’ 정도로만 생각했다.

게다가 회사에서 들어오는 금액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도 않다 보니 쌓이는 속도도 느리고, 가끔 잔액을 확인해도 ‘이게 언제 큰돈이 되나’ 싶었다.ㅎㅎ

그런데 요즘 주변에서 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Super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경기도 좋지 않고 세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보니 “여유자금이 있는데 어떻게 운용하는 게 좋을까?”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Super에 추가로 넣는 방법을 추천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어차피 은퇴할 때까지 쉽게 꺼내지도 못하는 돈인데 굳이 내 돈을 더 넣는다고?’

그런데 알아보니 Super에는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고, 들어간 돈 역시 그냥 통장에 가만히 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자되고 있었다.

심지어 내 Super를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도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몇 년째 Super를 받고 있으면서 정작 내 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나부터 제대로 알아보기로 했다.

Superannuation은 정확히 무엇일까?

Super는 쉽게 말하면 호주의 은퇴자금 제도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고용주가 급여와 별도로 일정 금액을 내 Super Fund에 넣어주고, 그 돈을 장기간 투자해 은퇴 후 사용할 자금으로 만드는 구조다.

2026년 현재 Super Guarantee(SG)는 12%다.

Super에 들어간 돈은 단순히 현금으로 쌓여 있는 것이 아니다. Super Fund가 주식, 부동산, 채권, 현금 등 여러 자산에 투자하고 그 투자 결과에 따라 내 Super 잔액도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그래서 Super는 단순한 저축통장보다는 아주 긴 시간을 두고 운용하는 은퇴자금에 더 가깝다.

작은 돈인데 정말 은퇴할 때 큰돈이 될까?

Super를 알아보면서 가장 먼저 이해하게 된 것이 바로 시간의 힘이었다.

몇 년만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회사에서 계속 돈이 들어오고, 그 돈이 다시 투자되면서 20년, 30년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친구의 시어머니가 호주 분인데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시다가 은퇴하셨고 지금은 70대이시다.

정확히 얼마의 Super를 모으셨는지는 모르지만 친구에게 듣기로는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Super 덕분에 은퇴 후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생활하고 계신다고 했다.

물론 그분의 전체 자산이나 Age Pension, 다른 은퇴소득까지 내가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Super 하나만으로 여유롭게 생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예전에는 그냥 ‘오랫동안 일했으니 많이 모으셨나 보다’ 하고 넘겼는데 이번에 Super를 공부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 내 Super 잔액을 보면 ‘이게 언제 큰돈이 되나’ 싶지만ㅎㅎ 애초에 Super는 몇 년을 보고 만드는 돈이 아니라 수십 년을 두고 쌓아가는 은퇴자금인 것이다.

내 Super 돈을 내가 투자할 수 있다고?

이 부분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됐다.

대부분의 Super Fund에서는 내 돈을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Investment Option을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Growth, Balanced, Conservative, Cash 등이 있고 Fund에 따라 Australian Shares, International Shares, Property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Growth는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성장자산 비중이 높은 편이라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하지만 단기간 가격 변동도 클 수 있다.

Balanced는 성장자산과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을 섞어 투자하고, Conservative는 채권이나 현금처럼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자산 비중이 높다.

별도로 투자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일반적으로 Fund의 MySuper 옵션으로 들어간다.

그러니까 같은 Super Fund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의 돈이 똑같은 방식으로 투자되는 것은 아니다.

은퇴까지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어느 정도의 가격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서 자신에게 맞는 Investment Option을 선택할 수 있다.

이걸 알고 나니 나부터 내 Super가 현재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ㅎㅎ

호주에는 어떤 Super Fund가 있을까?

호주에는 정말 많은 Super Fund가 있다.

AustralianSuper, Australian Retirement Trust, Hostplus, REST, Aware Super, HESTA 등 규모가 큰 Fund들도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Super Fund가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규모가 큰 곳이 나에게 가장 좋은 Super라는 뜻은 아니다.

Super Fund를 비교할 때는 최근 1년 수익률만 보는 것보다 장기간의 Investment Performance, Fees, Investment Options, Insurance,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Super는 수십 년 동안 가지고 갈 수 있는 돈이라 수수료도 무시하면 안 된다.

작은 수수료 차이라도 오랜 기간 계속 빠져나간다면 최종 은퇴자금에는 꽤 큰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를 옮기면 Super도 새로 만들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자신이 원하는 Super Fund를 선택할 수 있고 직장을 옮겨도 기존 Super 계좌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예전에 여러 직장에서 일하면서 그때마다 새로운 Super 계좌가 만들어졌다면 자신도 모르게 여러 개의 Super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계좌가 여러 개라면 각각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고 보험료도 중복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MyGov에서 내 Super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생각보다 편하다.

myGov에 ATO를 연결해두면 내가 가지고 있는 Super 계좌를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 만들어놓고 잊어버린 Super를 찾거나 여러 Super 계좌를 한곳으로 합치는 것도 가능하다.

나도 myGov에서 Super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그냥 잔액 정도만 보고 지나쳤다.

그런데 이제는 잔액만 볼 것이 아니라 어느 Fund인지, 어떤 Investment Option에 들어가 있는지, 수수료는 얼마인지, 보험료는 빠져나가고 있는지까지 한번 제대로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ATO의 YourSuper Comparison Tool을 이용하면 MySuper 상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단, Super가 여러 개 있다고 무조건 하나로 합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기존 계좌에 Life Insurance, TPD 또는 Income Protection 같은 보험이 들어 있다면 계좌를 없애면서 필요한 보험까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여유자금을 Super에 더 넣으라고 할까?

내가 Super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회사에서 넣어주는 Super 외에도 내가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Salary Sacrifice다.

쉽게 말하면 급여의 일부를 Super로 추가 납입하는 방법인데 자신의 소득과 상황에 따라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여유자금이 있고 장기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돈이라면 Super도 한번 알아봐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Super에 넣으면 무조건 절세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회사에서 들어가는 Super, 내가 추가로 납입하는 금액,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세금과 한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 또는 중간소득자의 경우 조건을 충족하면 개인이 세후 돈으로 Super에 추가 납입했을 때 정부의 Super Co-contribution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다.

결국 Super에 추가로 돈을 넣는 방법도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Super의 가장 큰 단점, 내 돈인데 마음대로 못 꺼낸다

세금혜택과 장기투자 효과를 알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 여유자금이 있으면 Super에 많이 넣어두는 게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 있다.

Super에 들어간 돈은 내 돈이지만 일반적인 은행 예금처럼 필요할 때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없다.

Super 자체가 지금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한 돈이 아니라 은퇴 후를 위해 장기간 모으도록 만든 제도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reservation Age에 도달한 뒤 은퇴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Super에 접근할 수 있다. 1964년 7월 1일 이후 출생자의 Preservation Age는 60세이며, 65세가 되면 계속 일을 하고 있더라도 Super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꺼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비, 주택의 강제 매각 방지 등 Compassionate Grounds에 해당하거나 말기질환,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 일시적 또는 영구적인 장애 등 법에서 정한 특별한 상황에서는 조기인출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생활비가 부족하다거나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첫 집을 살 때 Super를 사용할 수도 있다

집 이야기가 나오면 “그럼 첫 집 살 때 Super를 꺼내서 보증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호주에는 First Home Super Saver Scheme, 줄여서 FHSS라는 제도가 있다.

다만 이것은 회사에서 그동안 의무적으로 넣어준 Super를 마음대로 꺼내 집을 사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내가 Super에 추가로 넣은 eligible voluntary contributions의 일부와 관련 earnings를 조건에 따라 첫 주택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첫 집 마련과 Super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면 이 제도는 별도로 한번 알아볼 만하다.

젊을 때 Super를 빼면 왜 손해가 클까?

최근 SBS Korean의 Super 조기인출 관련 기사를 읽다가 꽤 놀라운 숫자를 봤다.

Super Members Council의 2024년 분석에 따르면 30세에 Super에서 2만 달러를 인출한 경우 은퇴할 때 Super 잔액이 약 9만 3,600달러 적어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고 한다.

당장 꺼내는 돈은 2만 달러인데 왜 나중에는 차이가 훨씬 커질까?

바로 그 돈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투자되면서 얻을 수 있었던 수익과 복리의 기회까지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걸 보고 나니 왜 호주 정부가 Super를 아무 때나 꺼내지 못하게 만들어놓았는지도 조금 이해가 됐다.

나 역시 지금 Super에 들어오는 돈을 보면 ‘이 작은 돈이 언제 쌓이나’ 싶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젊을 때의 작은 돈이 수십 년 뒤에는 전혀 작은 돈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안에 집을 사거나 아이들 교육비로 사용할 돈, 비상금처럼 언제든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돈까지 단순히 세금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Super에 넣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절세혜택만 볼 것이 아니라 ‘이 돈을 정말 오랫동안 묶어둘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Super 안에 보험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

이것도 Super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Super Fund에서는 Life Insurance, Total and Permanent Disability(TPD), Income Protection 등의 보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보험료는 내 Super 잔액에서 빠져나간다.

필요한 보험이라면 좋은 혜택이지만 내가 어떤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도 모르면서 보험료만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면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Super도 만들어놓고 잊어버리는 계좌가 아니라 가끔은 들여다봐야 하는 내 자산인 것이다.

워홀이나 유학생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Super는?

워홀이나 유학생처럼 임시비자로 호주에서 일했다면 조건에 따라 고용주로부터 Super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호주를 떠나고 비자가 만료되거나 취소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Departing Australia Superannuation Payment, 즉 DASP를 신청해 Super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계좌에 보이는 Super 잔액을 그대로 전부 받는 것은 아니다.

DASP에는 세금이 적용되고 Working Holiday Maker의 경우 적용되는 세율이 상당히 높을 수 있다.

그러니 워홀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내 Super도 찾아가야지’ 정도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실제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적용되는 세금을 ATO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받기만 했던 Super, 이제는 한번 들여다봐야겠다

이번 글을 쓰면서 오히려 내가 Super 공부를 제대로 한 것 같다.ㅎㅎ

그동안 회사에서 알아서 넣어주니까 그냥 두었고, 금액도 조금씩 들어오니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Super는 단순히 회사에서 주는 작은 보너스 같은 돈이 아니었다.

내가 어느 Fund를 선택하는지, 어떤 Investment Option에 투자하는지, 얼마의 수수료와 보험료를 내는지, 추가납입을 하는지에 따라 수십 년 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내 자산이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들어오는 돈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여유자금이 있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다면 추가로 Super를 불려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됐다.

물론 Super가 무조건 최고의 투자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돈이 오랫동안 묶인다는 큰 단점이 있고 개인의 소득과 나이, 자산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법도 달라진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히 느꼈다.

내 돈인데 내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ㅋㅋ

일단 나부터 myGov를 열어서 내 Super가 어디에 있고, 지금 어떤 곳에 투자되고 있으며, 수수료와 보험료는 얼마나 나가고 있는지 한번 제대로 확인해봐야겠다.

지금 내 Super를 보면 언제 쌓이나 싶지만, 20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고마워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 이 글은 2026년 8월 현재 호주 Superannuation 제도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작성했다. Super의 세금, 추가납입, 투자옵션 및 조기인출 조건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결정을 하기 전에는 ATO와 본인의 Super Fund에서 최신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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