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처음 와서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나는 일을 한인잡, 로컬잡, 캐시잡, 택스잡 같은 식으로 나눠서 불렀다. 당시 내가 처음 시작했던 베이커리 카페 일도 캐시잡이었다. 시간당 8달러가 흔했고, 트레이닝 기간에는 6달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나 역시 8달러로 시작해 올라운더, 바리스타, 샌드위치 메이킹, 빵 만들기, 스톡 관리까지 거의 모든 일을 하게 됐고, 마지막에는 14달러 정도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는 캐시잡과 택스잡의 차이도 제대로 몰랐고, TFN이 왜 필요한지도 잘 몰랐다. 그냥 내 손에 얼마가 들어오는지만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ㅋㅋ
그러다 전공과 관련된 실습을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TFN이 필요해졌다. 너무 오래전이라 신청 화면의 세부 항목까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같이 살던 하우스메이트들에게 하나씩 물어보며 신청했고, 나중에 우편으로 번호를 받았다. 첫 급여명세서를 받았을 때도 Gross pay, tax withheld, superannuation 같은 용어가 낯설어 사실 무슨 뜻인지 제대로 몰랐다. 그때는 단순히 “택스잡은 돈을 더 많이 받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호주에 처음 오는 사람에게 한 가지를 먼저 하라고 한다면 TFN 신청을 미루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생활비가 충분해서 한동안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 구직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TFN은 신청한다고 즉시 종이 한 장이 바로 나오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도착 후 가능한 한 빨리 신청해 두는 편이 좋다.
TFN이란 무엇인가?
TFN은 Tax File Number의 약자로, Australian Taxation Office(ATO)가 발급하는 고유 세금번호다. 개인의 소득세, 세금신고, 은행이자, Superannuation 등 세금과 연금 관련 기록을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한 번 발급받은 TFN은 평생 같은 번호를 사용한다. 직장을 옮기거나 주소가 바뀌었다고 새로 신청하는 번호가 아니다. 예전에 호주에서 TFN을 발급받았는데 번호를 잊어버린 경우에도 신규 신청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번호를 찾아야 한다.ATO 공식 TFN 안내https://www.ato.gov.au/individuals-and-families/tax-file-number
누가 TFN을 신청할 수 있을까?
ATO는 신청자의 상황과 체류 자격에 따라 신청 경로를 나눠 안내하고 있다. 호주 시민권자, 호주 세법상 거주자, 영주권자, 그리고 호주에 있는 일부 임시비자 소지자 등은 자신의 조건에 맞는 방식으로 신청한다.특히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비자처럼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임시비자 소지자는 ATO의 ‘Permanent migrants and temporary visitors’ 신청 경로를 확인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TFN 자체가 근무 권한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본인의 비자 조건에 따라 결정되고, TFN은 그 소득과 세금을 처리하기 위한 번호다.
ATO TFN 신청 페이지https://www.ato.gov.au/individuals-and-families/tax-file-number/apply-for-a-tfn
TFN 신청 비용은 얼마인가?
TFN 신청은 무료다. 신청 과정에서 별도의 발급비를 내는 제도가 아니다. 검색을 하다 보면 대행 서비스나 유료 사이트가 보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개인 TFN 신청은 ATO 공식 경로를 통해 무료로 할 수 있다.처음 호주에 온 사람이라면 검색광고나 비공식 사이트보다 ATO 공식 주소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유학생·워홀러 TFN 신청 전 준비할 것신청 방법은 비자와 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임시비자 소지자라면 여권 정보와 호주 내 주소, 개인 신상정보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신청 후 우편이나 온라인 안내를 받아야 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주소를 정확하게 적는 것도 중요하다.주소를 자주 옮기는 초기 정착 시기라면 TFN을 받을 때까지 우편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주소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나도 당시에는 신청 후 우편으로 번호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유학생·워홀 TFN 신청은 어떻게 할까?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처럼 호주에 체류 중인 임시비자 소지자는 본인의 조건에 맞는 ATO 신청 경로를 이용하면 된다.내가 처음 신청했을 때는 하우스메이트들에게 하나씩 물어보며 했지만, 지금은 ATO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신청 방법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신청 전에는 여권과 비자 정보, 호주 내 주소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대략적인 순서는
ATO TFN 신청 페이지 접속 → 본인에게 해당하는 신청 유형 선택 → 개인정보 및 여권·비자 정보 입력 → 호주 내 주소 확인 → 신청 완료 후 TFN 발급 대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특히 검색해서 나오는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기보다 ATO 공식 사이트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TFN 신청 자체는 무료이기 때문이다.
TFN은 얼마나 걸릴까?
ATO 안내상 TFN 신청은 경우에 따라 최대 28일 정도 걸릴 수 있다. 바로 번호가 확인되는 경우도 있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한 신청은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그래서 일을 구하기 직전에 TFN을 생각하기보다, 호주에 도착해서 생활 정리를 시작할 때 함께 신청하는 것이 편하다. 나 역시 지금 다시 처음 호주에 온다면 은행계좌, 휴대전화, 이력서 준비와 함께 TFN부터 먼저 처리할 것 같다.
TFN이 아직 안 나왔는데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다. TFN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일을 시작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근무 가능 여부는 비자상의 work rights가 결정한다.TFN을 신청했고 아직 기다리는 중이라면 고용주의 TFN declaration에서 ‘TFN을 신청한 상태’임을 알릴 수 있다. ATO는 이런 경우 직원에게 TFN을 제공할 수 있는 28일의 기간을 두고 있다.반대로 TFN도 제공하지 않고, 면제 대상도 아니며, 신청 중이라는 사실도 알리지 않은 경우에는 높은 세율로 원천징수될 수 있다. 현재 ATO 안내 기준으로 resident employee는 47%, foreign resident employee는 45%의 원천징수율이 적용될 수 있다.그러니 번호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더라도 구직 자체를 무조건 미룰 필요는 없지만, 고용주에게 TFN 신청 상태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ATO TFN declaration 안내 https://www.ato.gov.au/tax-rates-and-codes/tax-file-number-declaration
TFN을 받으면 어디에 제출해야 할까?
첫 번째는 고용주다. 새 직장을 시작하면 TFN declaration 또는 고용주의 payroll onboarding 절차에서 TFN을 제출하게 된다. 고용주는 이 정보와 세법상 거주 상태, tax-free threshold 선택 등을 바탕으로 급여에서 얼마의 세금을 원천징수할지 계산한다.
두 번째는 은행이다. 은행계좌를 만들 때 TFN이 반드시 있어야만 계좌를 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계좌에서 이자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TFN 등록 여부가 세금 처리와 연결될 수 있다. TFN이 없거나 제공하지 않은 경우 이자에 높은 세율의 withholding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TFN을 받은 뒤 사용하는 은행의 Tax details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Superannuation fund다. 고용주가 지급하는 Super는 장기적으로 계속 쌓이는 돈이고, TFN은 Super 계좌의 세금 처리와 본인 확인 및 계좌 연결에도 사용된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기는 사람이라면 특히 자신의 Super 계좌와 TFN 정보가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MyGov와 ATO online services다. MyGov에 ATO를 연결해 두면 자신의 세금 관련 정보와 income statement, super 정보 등을 온라인에서 확인하기 편해진다.
MyGov 공식 사이트https://my.gov.au/
급여명세서에서 자주 보게 되는 용어
TFN을 처음 만들고 택스잡을 시작하면 급여명세서(Payslip)에서 낯선 단어를 많이 보게 된다. 나도 처음 급여명세서를 받았을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Gross pay는 세금이 빠지기 전의 총급여다.Tax withheld 또는 PAYG withholding은 고용주가 급여에서 미리 공제해 ATO에 납부하는 세금이다.Net pay는 세금 등이 빠진 뒤 실제로 내 계좌에 들어오는 금액이다.Superannuation은 조건을 충족하는 직원에 대해 고용주가 Super fund로 납부하는 퇴직연금 성격의 금액이다.처음에는 계좌에 실제로 들어온 돈만 보게 되지만, 호주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payslip에 기록된 gross pay, tax withheld, super가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TFN과 Tax Return은 어떤 관계일까?
호주의 회계연도는 7월 1일부터 다음 해 6월 30일까지다. 회계연도가 끝나면 해당 기간의 소득과 이미 납부한 세금 등을 기준으로 tax return을 진행한다.현재는 많은 고용주가 Single Touch Payroll을 통해 급여정보를 ATO에 보고하기 때문에 MyGov에 ATO를 연결하면 income statement에서 고용주가 신고한 급여와 원천징수 세금을 확인할 수 있다.하지만 TFN이 있다고 세금신고가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미리 채워진 자료가 있더라도 본인의 소득과 공제항목 등이 정확한지 확인한 뒤 신고해야 한다.
직장을 옮기면 TFN도 새로 만들어야 할까?
아니다. TFN은 회사가 직원에게 주는 사번 같은 번호가 아니다. 한 번 발급된 자신의 TFN을 계속 사용한다.직장을 두 군데 다닌다고 TFN이 두 개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같은 TFN을 각 고용주의 정식 payroll 절차에 따라 제출한다. 다만 여러 직장에서 동시에 근무하는 경우 tax-free threshold 선택은 자신의 소득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 두 곳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체크하지 말고 ATO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TFN과 ABN은 무엇이 다를까?
호주에서 일자리를 찾다 보면 TFN과 함께 ABN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TFN은 개인의 세금과 Super 기록을 관리하기 위한 번호다. 일반 employee로 급여를 받는다면 TFN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ABN은 Australian Business Number로 사업체나 sole trader 등 사업활동과 관련해 사용하는 번호다. Invoice를 발행하는 contractor 형태의 일을 할 때 ABN이 관련될 수 있다.중요한 점은 고용주가 “ABN으로 일하면 된다”고 말한다고 해서 실제 고용관계가 자동으로 contractor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업무 관계가 employee인지 contractor인지에 따라 권리와 의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애매하다면 Fair Work나 ATO의 기준을 따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TFN은 누구에게 알려줘도 될까?
절대 그렇지 않다. TFN은 중요한 개인정보다.OAIC는 TFN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과 상황이 제한되어 있다고 안내한다. 대표적으로 ATO, 고용주, 은행 등 금융기관, Super fund, 일부 정부기관이나 정당한 권한이 있는 세무 관련 기관 등이 해당된다.반대로 이력서, Cover letter, 일반 구직사이트 공개 프로필, SNS, 중고거래 메시지 등에 TFN을 적을 이유가 없다. 집을 구하면서 렌트 신청서에 신원확인용으로 적는 번호도 아니다.특히 아직 채용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누군가 TFN부터 문자나 메신저로 보내라고 한다면 실제 고용주와 정식 절차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식 고용주에게 제출할 때도 회사의 payroll 시스템이나 TFN declaration 같은 공식 절차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OAIC TFN 개인정보 안내https://www.oaic.gov.au/privacy/your-privacy-rights/your-personal-information/your-tax-file-number
TFN을 잃어버렸다면?
다시 신규 신청부터 하면 안 된다. TFN은 평생 사용하는 번호이므로 기존 번호를 찾아야 한다.ATO online services를 MyGov에 연결해 두었다면 온라인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고, ATO 앱의 My details, 과거 income statement, Notice of Assessment 같은 세금 관련 서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 세무사를 이용했다면 등록된 세무사가 보관한 기록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만약 번호를 단순히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TFN이 적힌 서류를 분실했거나 다른 사람이 무단으로 번호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ATO에 연락해 대응하는 것이 좋다.
호주 도착 후 TFN은 언제 신청하는 게 좋을까?
내 경험으로는 “일자리가 정해지면 신청해야지”보다 호주에 도착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신청하는 편을 추천한다.나는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캐시잡으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동안 TFN이 없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전공 관련 실습을 하면서 TFN이 처음 필요해졌고, 그제야 신청했다. 지금 생각하면 굳이 그렇게 늦출 이유가 없었다.처음 호주에 오면 집 구하기, 은행계좌 만들기, 휴대전화 개통, 학교 적응까지 한꺼번에 할 일이 정말 많다. 그런데 생활비가 계속 나가는 상황에서 결국 일을 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TFN만큼은 미리 신청해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번호가 아직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미 신청한 상태라면 고용주에게 그 사실을 알릴 수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일할 준비가 된 상태’를 만들어 두는 셈이다.
TFN 자주 묻는 질문
Q. TFN 신청은 유료인가?아니다. ATO를 통한 TFN 신청은 무료다.
Q. TFN이 없으면 일을 못 하나?TFN 자체가 근무 권한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비자에 근무 권한이 있고 TFN 신청 중이라면 고용주에게 신청 상태를 알릴 수 있다. 다만 정해진 기간 안에 번호를 제공하지 않으면 높은 세율로 원천징수될 수 있다.
Q. 직장을 옮기면 TFN을 다시 신청해야 하나?아니다. 기존 TFN을 계속 사용한다.
Q. 두 군데에서 일하면 TFN도 두 개 필요한가?아니다. 같은 TFN을 사용한다.
Q. 은행계좌를 만들 때 TFN이 꼭 필요한가?은행계좌 개설 자체와 TFN은 별개의 문제다. 다만 계좌 이자에 대한 세금 처리 때문에 TFN을 받은 뒤 은행에 등록하는 것이 좋다.Q. TFN을 잃어버렸으면 새로 신청하면 되나?
아니다. 기존 번호를 MyGov에 연결된 ATO online services나 기존 세금서류 등에서 찾아야 한다.
Q. 이력서에 TFN을 적어야 하나?아니다. 채용이 확정되기 전 공개 이력서나 구직 프로필에 TFN을 적을 필요가 없다.
마무리
처음 TFN을 신청했던 시절의 나는 호주의 세금 시스템을 거의 몰랐다. 신청할 때 헷갈리는 것은 하우스메이트들에게 물었고, 첫 급여명세서를 받고도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그런데 호주에서 일을 계속하다 보면 TFN은 생각보다 자주 등장한다. 직장 급여, 세금신고, 은행이자, Super까지 결국 하나의 번호로 이어진다.그래서 지금 막 호주에 도착한 유학생이나 워홀러라면 TFN은 “나중에 일자리 구하면 해야지” 하고 미루기보다, 초기에 미리 신청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처럼 필요해진 뒤 부랴부랴 만드는 것보다 준비해 두는 편이 훨씬 편하다.
참고자료
• Australian Taxation Office – Tax File Number
• ATO – Apply for a TFN
• OAIC – Your Tax File Number
※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ATO와 OAIC의 공개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세금 처리와 원천징수 결과는 비자 상태, 세법상 거주 여부, 고용형태와 개인 소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중요한 세금 판단은 ATO 또는 등록된 세무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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